세 번째. VS 야도킹
"두 번째 타자는 야도킹이네요. 음... 우리들은 데리고 있지 않지만, 슈가가 데리고 있는 걸 본 적은 있죠?"
포켓몬들이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왜 그 분홍색이고 누워있고 꼬리먹는 아냐 일어나도 있더라 그래? 암튼 그리고 노랗고 아냐 안 노란 녀석도 있어 보라색 아니던가요? 아냐 안 보라색인데 얘는.
포켓몬들은 옹기종기 조그마한 스마트로토무 화면을 응시했다. 얘는 되게 똑똑해보인다. 그러게. 기술도 이것저것 쓰고. 저들끼리 수군거리는 포켓몬들을 말리고 그 사이를 가르는 목소리를 낸 건 당연히 트레이너인 람이었다. 소녀가 가볍게 말했다.
"승부는 골덕에게 맡길게요."
골덕에게? 다른 다섯 마리가 모두 골덕을 응시했다. 개구쟁이고 장난꾸러기고 말썽쟁이고. 들어 온 순서로 따지자면 꽤 일찌감치 람의 엔트리에 들어온 골덕이었지만 취급만 따지면 거진 막내 라인이나 다름없는 골덕은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방긋 웃었다. 재밌겠다! 알았어요, 주인! 소녀는 제 골덕이 하는 말까지는 이해하지 못했으나, 그 기꺼움만은 이해하고 마주 웃었다. 부탁할게요.
"렌토, 불대문자!"
"버텨요, 골덕! 버티고 사념의박치기!"
온몸에 화끈거리는 불대문자를 어떻게든 버텨내며 화염을 뚫고 골덕은 그대로 야도킹에게 강하게 충돌했다. 열기 정도야 다시 주인에게 가 입에 맛있는 것을 넣으면 살 수 있을 만해질 터. 지금 중요한 건 이기는 거다. 골덕은 장난꾸러기고, 개구쟁이고, 아무튼 믿음직스러움과는 거리가 좀 멀지만, 그래도 주인이 원한다면 뭐든 할 수 있었다. 평소 무시무시한 엠페르트를 골탕먹일 수도 있고 다정하고 엄한 라프라스의 은근한 꾸중을 모른 척 할 수도 있다. 그러니, 자기보다 백 배 쯤 강해보이는 야도킹을 향해서도 얼마든지 돌격할 수 있다는 소리다.
강력한 에스퍼 기술로 자신을 묶어오는 야도킹에게서 도망쳐 필드의 주인 가까이 착지한 골덕이 날카롭게 야도킹을 노려보았다. 배틀에서 이기기 위해 현명할 필요는 없었다. 끈질기고 끈질기고, 그리고 주인이 명령한 최선을 해내기만 하면 되었다. 골덕은 그리 믿었다. 캬아아악──!! 사람의 귀에는 날카롭게 찢어지는 울음소리로 들리는 기합을 내지르며, 골덕이 다시 한 번 야도킹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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