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성의 이야기 7

2021. 1. 19. 00:48 from pokemon/Ram

일곱 번째. VS 메로엣타

 

 

 

"......그리고, 이렇게 된다면 마지막 한 마리는 이미 정해졌겠죠?"

 

  소녀는 다정한 눈으로 수조를 응시했다. 아직 유일하게 '작은' 람의 한 마리뿐인 포켓몬. 오랫동안 진화할 수 있는 순간만을 기다려주던 귀여운 빈티나. 제 품에 들어온 지도 꽤 시간이 흘렀고, 고운비늘을 슈가에게 받은 건 빈티나가 제 품에 들어오기도 전의 일이었다. 사실 언제든지 진화시킬 수 있었지만, 빈티나 스스로 인정할 수 있을 만한 순간을 계속 기다리고 있었기에 람도 그 마음을 존중하여 계속 기다려주고 있었다. 샤론의 시련에서 한결 강해졌고, 악몽에서 빠져나오고 신전에서 달음박질치며 한결 단단해졌다. 조금 더 다른 모습으로 자라도 괜찮노라 여길 만큼 자랐다. 제 본래의 이름을 받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미로슈라는 이름은, 저에게만 붙은 특별한 별명은 두 소중한 사람과, 밀로틱이 될 언젠가의 미래를 꿈꾸며 붙었던 것이니까. 빈티나는 이제 제 첫 번째 트레이너에게도, 저에게 진화의 빛을 선물해준 트레이너에게도, 무엇보다 영영 소중할 제 트레이너에게도 가슴을 펼 수 있을 것 같았다.

  수조에 살짝 손을 얹으며, 소녀가 물었다. 

 

"어때요, 각오는 되었나요?"

 

  그리고 제 주인의 물음에, 미로슈는 기꺼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로슈, 기술에 휘둘리지 말고 똑바로 기합을 넣어요! 다른 아이들이 쓰는 걸 몇 번이고 보았겠죠?!"

"메로엣타, 물러서지 말고!"

 

  작고 사랑스러운 환상의 포켓몬이 부드럽게 허공을 유영했다. 그리고 몇 배나 거대해진 밀로틱이 매섭게 그 뒤를 쫒았다. 빈티나에서 밀로틱으로 진화하며 이런저런 다른 기술을 배우게 되었다만, 밀로틱은 아직 자신이 쓸 수 있는 기술에 능숙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기합과 근성과 진화의 기적 따위로 얼버무리고 있었지만 메로엣타와 선생님은 얼버무림 따위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닐 터. 쫒아갔다가 맞아서 돌아온 밀로틱에게 카레를 한 입 먹여준 람이 그 긴 몸체를 찰싹 때려줬다. 

 

"허둥댈 필요 없어요. 내가 있잖아요. 그리고 이제껏 본 다른 아이들의 기술도 잘 기억하고 있죠?"
"미이!"
"좋아요! 당신의 성장을 나한테도 보여줘요!"

 

  메로엣타도 이젠 많이 지쳤다. 그리고 딱 그 백 배쯤 지쳐서 쓰러지고 싶은 걸 정신력으로 참아 버티며, 람이 조금 쉬어가는 목소리로 짜랑짜랑하게 외쳤다.

 

"미로슈!! 하이드로펌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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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