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건 상호작용이 있어야지."
노바의 말은 격정 한 점 없이 덤덤했으나 라테스란은 그 말에 벼락처럼 슬퍼졌다. 노바와의 대화는 이어가면 이어갈수록 어찌 해야 할 지 모르는 심해를 걷는 기분이었다. 노바는 라테스란의 귀여운 남동생이었으나 우습게도 관계가 깊지는 않았다. 제 감정이나 호의, 애정을 쳐내고 객관적으로 응시하자면 결국 에센티아를 연결고리 삼아 이어진 얼마 되지 않은 사이였으니. 노바는 너무 오래 외로웠고 청년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다. 외로운 게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에게 외로움에 대해 가르쳐 주는 일은 과연 옳은 일인가? 장래 그로 인해 받을 상처를 떠올린다면 차라리 모르는 게 낫지 않을까? 청년은 아직 미숙했기에 그에 대한 가장 올바른 답을 명확히 내릴 수 없었다.
영영 외롭지 않을 방법은 두 개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여서 다른 것에 대한 의식조차 없던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여서 외로울 틈이 없던가.
노바는 당연하다는 듯 전자를 언급하고 있어서, 청년은 어찌 할 줄 몰라 입을 다물었다. 이어지는 답은 퍽 조심스러웠다.
"네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너를 소중하게 여겨주지 않았어?"
세피로트의, 오르의 아이들이라면 그럴 리 없다 여겼다. 오르 님도 더더욱 그럴 리 없겠지. 그렇다면 노바가 그리 여기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그보다 더 과거일 터. 라테스란이 감히 파고들어도 괜찮은 영역인지 청년은 판단하기 힘들었다. 의문은 몇 더 남아있었으나 괜히 쑤셔서 상처라도 덧날까 저어됐다.
제 문에게 경독이라는 이름을 붙인 자를 보며 청년은 슬퍼했다. 너는 결국 너의 일생을 그리 이름 붙였나 싶어 속이 상했다. 귀는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바닥을 향해 잔뜩 쳐졌다.
"어디에 있더라도 노바노바의 곁에 있어 줄 가족은 없을까?"
에시라던가, 나도 있는데. 그 말까지는 덧붙이지 못하고 청년은 물끄러미 노바를 응시했다.
(*아! 오너님. .. . . .. 우리 노바에게 무슨 일이 으흐흑 노바야 꽃길만 걷자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