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y/Phaenoa

Cloid, Arrow

별빛_ 2018. 6. 9. 01:35




 첫 번째는 클라우드, 그 다음은 에로우. 물과 불...... 에로우는 공격 마법 같았고, 클라우드는 포획 마법 쪽이려나요? 파에노아는 제 팔목에 둘둘 감긴 붕대를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기숙사 방에는 낮게 약초 냄새가 났다. 처음 카드 찾기를 하겠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각오는 했지만 이튿날부터 당장 부상이라니, 곤란한 일이었다. 멍들고 찢긴 상처에 제대로 약을 바르고 붕대로 감싸 둔 파에노아는 거울로 제 모습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그나마 큰 상처는 아니라 다행이었다. 화살은 공격이 날카로운 만큼 공격면적이 작았으니까. 보기에만 화려하지 자체회복력은 나쁘지 않은 편이니 내일부터 상처는 빠르게 아물기 시작하겠지. 문제가 있다면 근육통 정도이려나요~, 파에노아는 제 머리카락을 빗으로 빗어내리며 한숨을 삼켰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회피력에도 약간의 안타까움을 느꼈다. 물론 오늘 저녁은 그다지 운이 따라주지 않아서 다 함께 한대씩 맞는 대신 통증을 줄이기는 했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유독 허접한 민첩력을 자랑했으니까. 

 그나마 이브와 운동하고, 매일 밤 외출해서 뛰어다니느라 살짝 나아진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죠...... 파에노아는 제 팔을 쭉 뻗었다. 희고 매끄러운 팔에는 군데군데 붕대가 감겨 있었다. 몸 안쪽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 반창고가 잔뜩이었다. 제 몸에 상처 나는 것을 그다지 꺼리는 성격은 아니었지만─집안에서 가문 비전을 배울 때만 해도 구르기는 엄청 굴렀으니까─통증은 싫었다. 아픈 건 딱 질색이었다. 거기에 이렇게 매일 무리하면 며칠 안 되서 쪽 뻗어버릴 것 같기는 했다. 이번 시험으로 얻는 게 얼마나 많고 봐야 할 게 얼마나 많은데. 절대 그럴 순 없었다. 


 운동 좀 해 둘 걸 그랬나요~. 아니면 공부라던가~. 이제 와서 좀 늦은 후회를 짧게 내뱉은 파에노아가 그대로 침대 위로 올라왔다. 허공을 향해 팔다리를 쭉쭉 뻗고 침대 위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한 파에노아는 홀짝 아래로 내려왔다. 깨끗하게 씻었고, 넘어지고 구르면서 찢어진 옷도 수선했고, 상처의 치료까지 했으니 이제 잘 시간이었지만 파에노아는 곧장 머리를 묶고 잠옷을 갈아입은 뒤 다시 교복을 주워입었다. 잠들기엔 아까운걸요~. 내일은 늦잠을 잘 테니까 무리하지 않을 정도로만~. 진한 황금색 눈동자가 화사한 이채를 뿌렸다. 오늘따라 유독 잠들지 않고 남아있는 인원이 많은 것을 들어오기 전에 똑똑히 봤다. 그렇다면 파에노아는 절대 자고 있을 수 없었다. 봐야 할 게 많았고, 만약 기회가 올 지도 모르니까. 놓칠 수 없었다. 


 교복을 챙겨입고 이마를 장식하는 장신구를 고친 뒤 오늘 저녁에 넘어지고 구르면서 벗겨진 매니큐어까지 꼼꼼히 고쳐 바른 파에노아는 제 모양새를 확인하고 만족했다. 뺨에 살짝 긁힌 상처가 나서 붙인 반창고가 조금 눈에 띄기는 했지만 이 정도면 완벽했다. 만족스러운 미소를 흘린 뒤 그대로 문 밖으로 나가, (뛰면 힘드니까) 대지 마법으로 빠르게 자동 이동하는 움직임에는 그다지 망설임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