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y/Lattelan

10일, 라테스란, 알록달록동산

별빛_ 2018. 2. 10. 17:49




 알록달록 유니콘 동산은 참으로 상식이 통하지 않는 장소였다. 라테스란은 아무 돌덩이 위에 앉아서 멍하니 눈을 깜박였다. 한 쪽에는 유니콘 목장, 저 쪽에는 먹거리들이 자라는 밭, 알록달록한 나무와 알록달록한 동산과 수많고 수많고 수많은 칠칠나무. 하늘에는 반짝반짝하고 귀여운 무지개들이 잔뜩 떠 있었다. 꿈...... 그것도 어지간한 메르헨풍의 화려한 꿈 속에 불시착한 기분이었다. 라테스란은 얼떨떨한 기분을 도통 숨기질 못했다. 


 일단 밥을 해야지. 그 전에 채집부터. 라테스란은 일단 칼을 들었다. 라테스란은 이런저런 무기들을 그럭저럭 쓰는 방법만 아는 수준으로 다뤘다. 배운 적이 없으니 당연했다. 유니콘을 더 이상 타고 싶지는 않았으니 (라테스란은 힘없이 부러지는 유니콘의 다리에 상당한 충격을 받은 채였다) 평범하게 알록달록 동산을 돌아다니면서 채집이나 하고 싶었다. 이곳의 채소들 중에서도 먹을 수 있는 것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채소 말고 로테타 님이 밭에 심어 둔 양배추라던가, 상추, 치커리 따위를 손으로 따며 라테스란은 주변을 살펴보았다. 저 멀리서 유니콘 한 마리가 신나게 뛰어다니다가 풀썩 쓰러졌다. 소년은 시선을 돌렸다. 이 쪽 가까이에서는 원숭이가 라테스란보다도 더 능수하게 활을 쏴 대고 있었다. 소년은 침착하게 고개를 돌렸다. 위장과 안전을 위해 이곳에 오기는 했는데, 정신건강에 좋은 공간은 아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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