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tasy/Lattelan

8일, 몬테, 예절

별빛_ 2018. 2. 8. 02:07




 소년은 차분하게 작살난 케이크를 응시했다. 작살나도 맛있게 만든 맛이 크게 변하지는 않겠지만 미약하게 마음이 아팠다. 열심히 만들기는 했으니까 온전하게 입 안에 들어갔으면 좋을 텐데.......! 안타까움을 삼키고 다음은 타르트를 몬테의 앞에 내려놓았다. 힘으로 몬테를 강제하고 싶지는 않았다. (애초에 강제할 수 있을 정도로 둘의 근력 차이가 크지도 않았다.) 소년이 할 수 있는 것은 조근조근 말해서 몬테를 납득시키는 것 뿐이었다.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불쑥 치고 올라왔지만 인내심 강한 소년은 부드럽게 웃었다. 몬테를 향한 신뢰도 그 안에 포함되어 있었다. 언젠가는 몬테가 해 주겠지. 하는 신뢰. 일단 포크를 들어주기는 했으니 시작은 좋은 셈이었다. 라테스란은 타고나기를 긍정적으로 타고난 사람답게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해석했다. 그게 맞으면 좋고, 틀리면 어쩔 수 없고. 소년은 타르트를 포크로 우아하게 썰었다. 


"포크로 헤집는게 아니라, 그냥 찍어서 먹는 거에요."


 몬테는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로 포크를 들고 있었다. 사과로 만든 진수성찬들을 앞에 두고 마음껏 먹을 수 있는데 이상하게 식사예절로 붙잡혔다는 사실 자체가 꽤 불만인 듯 보였다. 라테스란은 뺨을 잠시 긁적였다. 확실히 몬테의 기분이 나쁠 만 했다. 라테스란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잘 들어요, 몬테. 몬테가 숲에서 살아갈 건 저도 잘 알지만...... 오르 님이 여기저기 불려다니는 것처럼, 몬테도 분명 그럴 때가 올 거에요. 강한 마법사가 된다면 분명히요. 몬테가 이 세상에서 이성을 가진 생명체로 살아가게 된다면 틀림없이 몬테는 숲에서 사람 없이 살아가는 삶을 영위할 수 없을거에요. 그러니까 기본적인 예절을 배워서 스스로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아야 해요. 몬테가 아무리 강하고 위대해져도 사람들은 아주 사소한 곳의 꼬투리를 잡는답니다. 그는 몬테 뿐만 아니라 같은 오르의 아이들이나, 오르 님에게도 흙탕물이 튀게 만들 거에요. 


 이런 것도 자기 자신과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무기가 된답니다. 부드럽게 말을 끝마친 라테스란이 가지런히 잘린 타르크 접시를 몬테에게 살짝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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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님 이제 진짜 멘답해요.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