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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21.01.18 근성의 이야기 4
  4. 2021.01.18 근성의 이야기 3
  5. 2021.01.18 근성의 이야기 2
  6. 2021.01.18 근성의 이야기 1
  7. 2021.01.15 휴식의 이야기 (+ 칼라무스)
  8. 2021.01.14 대비의 이야기

근성의 이야기 6

2021. 1. 19. 00:30 from pokemon/Ram

여섯 번째. VS 거다이라프라스 

 

 

 

"그리고 여기서... 거다이라프라스를 내보내시네요, 선생님이."

 

  소녀가 화면을 조용히 짚었다. 대지를 잠재우고 바다를 불러올 거대한 라프라스가 화면에 다 들어오지도 않을 만큼 꽉 차있었다. 화면을 내려다보던 속눈썹이 곧 하늘을 향했다. 동일 타입 트레이너라면 겹치는 포켓몬 따위 몇 있기 마련이었고, 람에게도 선생님이나 넬로와 중복되는 포켓몬이 몇 마리 있었다. 그 중 하나. 거다이맥스를 하는 아이들은 다들 라프라스였다. 거대한 섬의 왕마저도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한 물의 괴수. 

 

"라프라스. 부탁할게요."

"라아아♪"

 

  외로움 타는 성정의, 그러나 그만치 상냥한 라프라스가 부드럽게 울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거다이맥스를 할 수 있는 유일한 포켓몬이라는 이유로 배틀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를 무리시키는 게 아닐지, 람은 늘 신경 쓰고 미안해 했다. 라프라스가 생각하기에 자신은 배틀을 그렇게까지 싫어하진 않으니 트레이너의 걱정은 괜한 걱정이었지만...... 홀로 있으면 금방 쓸쓸해지는 포켓몬은 트레이너의 관심과 사랑을 기꺼이 독식하기로 했으니, 람의 걱정을 풀어줄 마음은 그다지 없었다. 크고 촉촉한 머리를 트레이너에게 가볍게 보비작거리며 라프라스는 즐겁게 울었다. 

 

  엠페르트도 샤미드도 미로슈도 가장 강한 물 포켓몬을 꿈꾸며 자신을 단련하는 타입이고, 골덕이나 플로젤은 주인 말만 잘 들으면 자다가도 오랭열매가 떨어진다 굳게 믿으며 주인을 쫄래쫄래 쫒는 타입이었다면, 라프라스는 한 발자국 뒤에서 그런 포켓몬들의 등을 토닥여주는 역할이었다. 스스로도 모두에게 감사받고 사랑받을 수 있는 그런 제 역할을 싫어하지 않았지만, 특별한 힘으로 특별해져 당신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역할 역시도, 좋아했으니까. 

 

 

 

 

"라프라스, 다이어택!"

"다이월로 방어하자, 아리아!"

 

  두 마리 거다이맥스 라프라스의 싸움은 그야말로...... 그야말로 해일의 싸움이었다. 배우고 있는 기술은 거의 유사하지만, 아리아는 다이썬더를, 라프라스는 다이어택을 배우고 있었으니 엄밀히 따지자면 람이 한결 불리했다. 역시 무지카 선생님. 소녀는 그 상태에서 작게 눈을 굴렸다. 어떻게 공략해야 이길 수 있을까. 사실 거대한 라프라스들은 한 번씩 기술을 공유한 다음 한 템포 쉬고, 다시 한 번......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좋을까. 둘 다 자신이 거대해진 만큼 속도를 잃었고, 그만한 체력을 손에 넣었으니 묵직한 한 방 정도는 버틸 수 있을 거라는 확신 아래 회피를 아예 포기하고 과감하게 맞거나 슬쩍 방어하며 완벽하게 맞대응하고 있었다. 물론 이 쪽이...... 훨씬 약했지만. 틈틈히 라프라스에게 카레를 먹여주며 람은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을 닦아냈다. 날씨가 덥진 않지만 벌써 다섯 번 째 포켓몬이다. 포켓몬 뿐만 아니라 트레이너에게 기력을 상당히 많이 뺏었다. 

 

  더군다나 이제까지 내내 물 포켓몬들의 공격이지 않았던가. 물기와 습기로 가득 찬 이곳은 마치 수중동굴 같았다. 분명 폭포 옆 호수라는 탁 트인 공간이었는데도! 

 

  소녀가 즐겁게 웃었다. 조금 더, 아무리 힘들고 지쳐서 쓰러질 것 같더라도 조금 더 이 배틀을 즐기고 싶었다. 스스로가 이뤄낸 포켓몬들의 성장을 자신도 조금 더 보고 싶었으니까. 

 

"라프라스, 전심전력 온 힘을 다해서, ......다이스트림!"
"어머나♬ 후후. 그럼 아리아, 이쪽도... 똑같이 맞받아쳐주자, 다이스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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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성의 이야기 5

2021. 1. 18. 23:51 from pokemon/Ram

다섯 번째. VS 거북왕 

 

 

 

"그리고 여기서부터 선생님의 포켓몬들이 한 차례 더 강해지네요. 거북왕. 거다이맥스를 하지는 않지만 한 방의 데미지는 라프라스보다도 강력하다고 추정하고 있어요."

 

  '메로엣타' 가 물 타입이 아닌 환상의 포켓몬임을 고려하면 아마도 이 거북왕이 선생님의 에이스다. 다른 아이들도 강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지만 이 아이의 한 방은 유독 아프고 무겁겠지. 버티기 힘들겠지만...... 소녀는 기꺼이 고개를 들어, 무언으로 아낌없이 어필하고 있는 포켓몬에게 기꺼이 선택을 내려줬다. 처음 이 영상을 봤을 때부터 스스로도 짐작하고 있을 것이고, 람 역시도 그 짐작대로 굴어주었다. 에이스에게는 에이스를 붙여 주는 게, 예의일테니까. 

 

"믿어요, 엠페르트."

 

  나의 최강. 나의 오랜 벗. 그리고 그보다 훨씬 더 긴 세월을 함께할 앞으로의 소울메이트를 앞에 두고 람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제 주인과 꼭 같은 얼굴로 부리를 치켜든 엠페르트도 비슷하게 웃었다.  

 

"할 수 있죠?"

"갸웅."

 

  소녀의 주먹 쥔 손과 엠페르트의 단단한 날개가 짧게 닿았다. 

 

 

 

 

"엠페르트, 전심전력, 언제나 최강이에요! 메탈크로우!"

"파동탄으로 대응하자!"

 

  강력한 강철의 날개가 저를 향해 날아오는 파동탄을 반으로 싹둑 잘랐다. 물론 그게 끝이 아니었지만. 연속해서 날아오는 파동탄의 모습에 엠페르트는 메탈크로우를 한 번 가다듬고 다시 한 번 손톱을, 강철같은 날개를 휘둘렀다. 한 방이라도 맞는다면 서는 게 겨우일 것이고, 두 방 맞는다면 주인의 승리를 빼앗아 갈 터. 타이밍을 맞춰 주인의 곁으로 돌아가 회복을 받는 것도 실력이었다. 맞은 뒤 어리버리 있다가는 그대로 순서를 빼앗겨버릴 터다.

 

  커다란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날렵한 움직임으로 파동탄을 전부 잘라내 피해낸 엠페르트가 거북왕에게 잠시 거리를 벌렸다. 같은 물 포켓몬이라는 건, 타이밍을 잡는 순간이나 유리한 간격이 유사하다는 의미였다.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비슷하기 마련이니까. 물 타입 기술로 대부분을 차지한 람과 달리 무지카의 경우에는 좀 더 폭넓은 기술을 사용해서 연륜있는 트레이너임을 증명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쿠아제트!"

"아쿠아제트!"

 

  하나의 거대한 지방을 대표하는 시작의 포켓몬이 세 마리 있다. 작고 고아한 시작의 땅의 첫 번째 물 포켓몬. 전설이 잠든 신화의 땅의 첫 번째 물 포켓몬. 그만큼 가능성이 충분하고, 어린 아이들의 곁에서 함께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지방의 연구자들에게 인정받은 포켓몬. 

  소녀가 트레이너의 꿈을 꾸게 만든 첫 번째 물방울이 바위를 부수고 해일이 될만큼 자랐으니, 엠페르트는 결코 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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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성의 이야기 4

2021. 1. 18. 21:50 from pokemon/Ram

네 번째. VS 인텔리레온

 

 

 

 

"그리고 세 번째..... 인텔리레온이네요. 이 아이는 처음 보죠? 저도 보는 건 처음인데."

 

  울머기가 이 섬에 산다고는 하는데, 음. 만나 본 적은 없으니까요. 소녀는 잠시 하늘을 보았다가 포켓몬들을 보았다. 길쭉하고 날렵하고 강력한 포켓몬을 다른 포켓몬들은 모여 뭔가 평가하고 있었다. 물 포켓몬도 하늘의 별처럼 많으니 이 녀석이 어떤 녀석인지 대부분 모르는 것 같았다. 가라르의 포켓몬이기도 하니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팽도리는 어머니에게 받은 신오의 아이들이었고, 다른 아이들은 야생 인텔리레온이 살지 않는 이 섬 출신이니까. 그나마......

"플로젤, 맡길게요."

 

  플로젤이 람의 곁으로 오기 전 살았던 곳에서 울머기도 산다고 알고 있었다. 물론 제일 첫 모습과 최종진화형이 많이 다르다는 것 정도는 팽도리와 엠페르트만 봐도 알 수 있지만. 꼭 서식지 문제가 아니더라도 순서상 플로젤에게 부탁할 생각이었으니까. 세 번째로 지목받은 플로젤이 잠시 코를 찡긋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첫 두 번은 처음이니까, 마지막 두 번은 마지막이니까 버틸 수 있다면 본디 중간이 제일 까다로운 법이었다. 그 자리를 잘 맡아주리라 믿으며, 소녀가 플로젤을 가볍게 몇 번 쓰다듬어주었다. 소녀가 제일 좋아하는 포켓몬은, 아주 예전부터 플로젤이었으니까. 

 

 

 

 

"아쿠아제트!"

"방어로 막아!"

  플로젤의 날카로운 아쿠아제트가 인텔리레온의 방어막에 단단히 가로막혔다. 외형과 달리 묵직한 한 방이 만만찮은 상대였다. 하기야 선생님의 포켓몬 중에 안 그런 아이들이 없지만! 람은 인텔리레온의 인정사정없는 노려맞히기가 플로젤에게 직격하는 것을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슬슬 트레이너의 정신력 싸움이 되어가고 있었다. 여기서 벌써부터 무릎을 꿇을 마음은 없었지만! 플로젤에게 손짓하여 카레를 한 입 먹여주며 소녀가 길게 숨을 뱉었다. 

 

  한 방이라도 맞으면 두 방은 버티지를 못하니 무조건 회복을 시켜야만 했다. 그러니 더더욱 배틀이 딜레이되고 있는데도 생글생글 유쾌하게 미소짓는 선생님과 버티고 있는 포켓몬은 여전히 강인하다는 점에서 소녀는 미약한 경외심을 느꼈다. 정말이지 강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러니, 역시 한 번 쯤은, 상대가 놀아주는 입장이더라도 이겨보고 싶지 않겠는가?

 

"플로젤! 다시 한 번 아쿠아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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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성의 이야기 3

2021. 1. 18. 19:01 from pokemon/Ram

세 번째. VS 야도킹

 

 

 

"두 번째 타자는 야도킹이네요. 음... 우리들은 데리고 있지 않지만, 슈가가 데리고 있는 걸 본 적은 있죠?"

 

  포켓몬들이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왜 그 분홍색이고 누워있고 꼬리먹는 아냐 일어나도 있더라 그래? 암튼 그리고 노랗고 아냐 안 노란 녀석도 있어 보라색 아니던가요? 아냐 안 보라색인데 얘는. 

  포켓몬들은 옹기종기 조그마한 스마트로토무 화면을 응시했다. 얘는 되게 똑똑해보인다. 그러게. 기술도 이것저것 쓰고. 저들끼리 수군거리는 포켓몬들을 말리고 그 사이를 가르는 목소리를 낸 건 당연히 트레이너인 람이었다. 소녀가 가볍게 말했다. 

 

"승부는 골덕에게 맡길게요."

 

  골덕에게? 다른 다섯 마리가 모두 골덕을 응시했다. 개구쟁이고 장난꾸러기고 말썽쟁이고. 들어 온 순서로 따지자면 꽤 일찌감치 람의 엔트리에 들어온 골덕이었지만 취급만 따지면 거진 막내 라인이나 다름없는 골덕은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방긋 웃었다. 재밌겠다! 알았어요, 주인! 소녀는 제 골덕이 하는 말까지는 이해하지 못했으나, 그 기꺼움만은 이해하고 마주 웃었다. 부탁할게요. 

 

 

 

 

"렌토, 불대문자!"
"버텨요, 골덕! 버티고 사념의박치기!"

 

  온몸에 화끈거리는 불대문자를 어떻게든 버텨내며 화염을 뚫고 골덕은 그대로 야도킹에게 강하게 충돌했다. 열기 정도야 다시 주인에게 가 입에 맛있는 것을 넣으면 살 수 있을 만해질 터. 지금 중요한 건 이기는 거다. 골덕은 장난꾸러기고, 개구쟁이고, 아무튼 믿음직스러움과는 거리가 좀 멀지만, 그래도 주인이 원한다면 뭐든 할 수 있었다. 평소 무시무시한 엠페르트를 골탕먹일 수도 있고 다정하고 엄한 라프라스의 은근한 꾸중을 모른 척 할 수도 있다. 그러니, 자기보다 백 배 쯤 강해보이는 야도킹을 향해서도 얼마든지 돌격할 수 있다는 소리다. 

 

강력한 에스퍼 기술로 자신을 묶어오는 야도킹에게서 도망쳐 필드의 주인 가까이 착지한 골덕이 날카롭게 야도킹을 노려보았다. 배틀에서 이기기 위해 현명할 필요는 없었다. 끈질기고 끈질기고, 그리고 주인이 명령한 최선을 해내기만 하면 되었다. 골덕은 그리 믿었다. 캬아아악──!! 사람의 귀에는 날카롭게 찢어지는 울음소리로 들리는 기합을 내지르며, 골덕이 다시 한 번 야도킹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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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성의 이야기 2

2021. 1. 18. 18:47 from pokemon/Ram

두 번째. VS 샤미드

 

 

 

"──첫 번째는, 샤미드."

 

  푸르스름한 물갈퀴가 쫑긋 섰다. 이 아카데미에 들어와 졸업을 위해 만나 자신을 위해 진화해 준 사랑스러운 푸른 포켓몬에게 손을 뻗어 그 머리를 정답게 쓰다듬으며, 람이 속삭였다. 

 

"무지카 선생님의 선봉장도 샤미드에요. 이길 수 있죠?"

 

  소녀의 말에 샤미드는 기꺼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를 위해 강해지겠노라 다짐하며 진화했던 그 순간을 영원히 잊을 수 없듯, 샤미드는 람의 명령 아래에서 싸우는 모든 순간 늘 승리를 확신하며 싸우고 있었다.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질 것 같아도, 한 방 한 방이 차원이 다른 강함이더라도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이길 것이라 확신하고 싸우면, 람은 반드시 승리를 손에 쥘 테니까. 샤미드는 그를 위해 제 최선을 보태기만 하면 되었다. 

 

"문제는 상대도 우리도 아마 '저수' 특성일 것 같다는 점인데......"

 

  소녀가 잠시 천장을 가만히 응시했다. 물 타입이 종종 가지고 있는 그 특성은, 물 기술이 전혀 통하지 않으면서 회복까지 할 수 있는 조금 귀찮은 특성이었다. 물 타입과 물 타입이 싸우기에는 곤란한. 더군다나 샤미드는 물 기술 외에 배우고 있는 공격 기술이 없었으니, 

 

"역시 이 기술을 배워두는 게 좋겠어요."

 

  가방에서 무언가 꺼내든 소녀가 다가왔다. 문득, 샤미드의 이마에 노란 색 기술레코드가 닿았다. 

 

 

 

 

"──샤미드, 냉동빔!!"

 

  날카로운 명령에 샤미드의 입에서 푸르스름한 얼음 기술이 쏟아졌다. 상대를 얼리는 차가운 냉동빔이 샤미드에게 똑바로 향했다. 두 마리 샤미드는 똑같은 종인지라 빼닮은 듯 똑같아서, 언뜻 보기에 제 포켓몬을 착각하여 멈칫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두 트레이너만큼은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제 포켓몬을 파악하고 명령을 내렸다. 역시 무지카 선생님과 그 샤미드는 어마어마하게 강해서, 날렵하게 피하더라도 딱 한 방이라도 제대로 맞으면 곧장 불러들여서 카레를 입에 넣어 치료해줘야만 했다. 

 

  최대한 맞지 않게 노력하면서 이쪽의 기술을 맞춰야하는데, 봐주면서 한다고는 해도 타이밍 잡기가 쉽지 않단 말이죠. 초조하면서도 근질근질하고, 그리고 즐겁다. 소녀가 입꼬리를 올리고 웃었다. 

 

"열탕!"

"녹아서 열탕으로 섞어들어요!"

 

  다시 한 번 두 마리 샤미드가 크게 충돌했다. 샤미드 주변에 일렁이는 뜨거운 열탕의 사이로 한 마리 샤미드가 녹아 스며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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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18. 18:30 from pokemon/Ram

첫 번째. 도전

 

 

 

"......무지카 선생님의 포켓몬은 이렇게 여섯 마리에요."

 

  람은 옹기종기 모여 앉은 제 여섯 마리 포켓몬이 화면을 여전히 빤히 응시하고 있는 모습을 쳐다보았다. 다들 느끼는 게 다른지, 심각한 얼굴인 녀석이 있자면 싱글벙글 웃는 녀석도 있었고, 평소와 전혀 다를 바 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녀석도 있었다. 람은 어딜 둬도 부끄럽지 않을 제 포켓몬들을 응시하며 어깨를 한 번 으쓱했다. 선생님은 '시험관' 답게 사용하는 포켓몬과 그 순서, 기술배치까지 아낌없이 공개한 상태였다. 실제로 공격력은 학생인 이 쪽과 차원이 다르고. 도전자의 시선에서 보기에 이 시험은 꾸준히 회복하고 또 회복하며,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는 상대에게 굴하지 않고 덤비는 배짱과 근성을 시험하는 시험이었다. 그리고 배짱과 근성이라면, 람과 포켓몬들이 절대 질 수 없는 분야이기도 했다. 

 

"한 포켓몬 당 한 마리 씩. 그러니까 다들 한 마리씩 승부할거에요."

 

  그 말에 포켓몬들이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주인을 보는 눈에는 호기심이 절반, 누구는 확신도 조금. 걱정이나 두려움도 어느 정도. 그리고 이 쪽을 향한 신뢰가 확실한 빛으로 빛나고 있어서, 람은 마주 방긋 웃어주었다. 


"그럼 이제 순서를 말해줄게요. 첫 번째는──."

 




소녀는 낡은 문 앞에서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데려온 포켓몬은 총 여섯 마리. 부족함 없이 끓인 카레는 가방에 가득 차 있었고, 포켓몬들은 제 허리에 매달려 자신의 의욕을 아낌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좋아요, 잘 할 수 있죠? 람이 눈썹에 힘을 주고 씩 웃었다. 지금 상대할 수 있는 가장 강한 물 타입 트레이너에게, 자신의 근성을 보여줄 차례였다. 문 너머에서 기다리고 있을 무지카 웨스트우드에게 자신이 어떤 꽃으로 피어났는지 보여주기 위해서. 

 

"그럼...... 가죠!"

 

문을 열어젖혔다. 호수의 눈동자를 가진 귀부인에게, 바다처럼 빛나는 아직 어린 소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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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봐요!"
"알았어, 알았어!"

 

  뾰로통한 후배, 라무의 대답에 람 역시도 새초롬한 표정을 지었다. 둘 사이에 낀 칼라무스는 조금 곤란한 표정으로 서 있었지만. 샤론의 심부름으로 후배들에게 배틀 시범을 보여달라는 말은 칼라무스와 예전에 했던 약속까지 작게 엮여 두 사람의 배틀 시범이 되었다.

  정진정명 서로가 어떤 카드를 낼 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신나게 격돌하는 배틀과 달리, 이번에 보여줘야 할 것은 시범이다보니 처음부터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어떤 포켓몬을 쓸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을까 상의까지 했다. 최대한 많은 기술을 보여주고, 최대한 시범이 될 수 있는 배틀을 보여주자. 람과 칼라무스가 타협한 결과 사용할 포켓몬은 한 마리. 운동장에 나란히 선 소녀들이 몬스터볼을 손에 쥐었다. 

 

"골덕!"
"루리나."

 

  필드에 두 마리의 포켓몬이 섰다. 한 쪽은 푸른 몸체의 골덕이고, 다른 한 쪽은 어둡게 빛나는 킬가르도. 순수한 물 타입과 강철, 고스트 복합 타입이니 상성 차이는 없었다. 

 

"지금은...... 대련이지만...... 내보내자마자 배틀 명령을 하는 경우도, 많아......"

"물론 그건 트레이너마다 다르지만요. 스스로 배틀을 해 보고 성향을 정하면 될 거에요."

"앞으로 특수기랑, 물리기랑, 방어기...... ......여러가지 기술을 섞어서 쓸 거야."

"그게 어떤 느낌인지 잘 파악해보고, 어떤 결과도 이끌어내는지 눈으로 확인해보세요."

 

  두 트레이너가 지켜보고 있는 어린 후배들에게 짧게 설명하고 서로를 응시했다. 준비됐나요? 응. 분홍빛과 푸른빛 시선이 짧게 교차했다. 그리고 제 포켓몬들을 응시하며 외쳤다. 

 

"칼춤!"
"파도타기에요!"

 

  킬가르도의 칼날이 번쩍임과 동시에 골덕이 푸르스름한 파도를 불러냈다. 빙글빙글 돌며 칼춤을 추는 킬가르도의 눈빛이 점점 매서워졌다. 골덕의 발밑에서 일렁이던 파도는 점점 거대해졌다. 끝내 넓게 펼쳐진 골덕의 파도가 킬가르도를 휩쓸어버리기 전에, 느릿하게 타이밍을 읽던 칼라무스가 외쳤다.

 

"루리나, 베어가르기!"

"다이빙으로 휩쓸어요, 골덕!"

 

  칼춤으로 강력해진 베어가르기가 파도를 싹둑 잘라버렸다. 급소를 향해 찔러오는 베어가르기를 아슬아슬 피하며, 양쪽으로 나뉘어지는 물길 중 하나를 몸에 두르고 골덕이 날렵하게 다이빙으로 기술을 회피했다. 기실 다이빙도 공격기술이기는 하지만... 필드가 물이 있는 필드가 아니면 쓰기 까다로우니 이렇게 쓰는 모습을 보여줘도 괜찮겠죠. 두 사람이 타협했던 내용 중 하나였다. 상대에게 뚜렷한 데미지를 넣지 않은 상태로 매섭게 대치하는 두 포켓몬을 응시하며 람과 칼라무스는 또 시선을 교환했다. 어깨에 조금 힘을 빼고, 다시 후배들을 쳐다봤다는 뜻이었다. 

 

"방금 쓴 파도타기도 다이빙도 보다시피 물 타입 기술이에요. '비전머신' 이라는 기술머신으로 대부분 배우는 기술인데, 실제로 공격기술 말고도 여러 물가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술이죠."

"루리나의 칼춤은... 공격 기술을 더 날카롭게 만드는 변화기야... 다음에 쓴 베어가르기를 강하게 만든 거지."

 

  변화기를 잘 쓰면... 여러 기술의 위력을 더 올리거나 내릴 수 있어서... 재미있어. 특히 킬가르도는... 심리전으로 이것저것... 할 수 있어서. ...재밌지. 

  음~ 그 뿐만 아니라 폼체인지까지 하는 킬가르도에 비해 골덕은 꽤 심심해보일 수 있지만... 폭넓은 기술을 배울 수 있어요. 물 타입 뿐만 아니라 에스퍼, 노말, 격투, 얼음, 땅에 고스트, 악타입까지 두루두루 배울 수 있는 것도 장점이고요. 

 

  물론 우리 애는 대부분 물이지만! 이라는 단어는 속으로 삼킨 채 람이 눈앞의 칼라무스를 마주보았다. 그럼 이제 또 배틀을 이어가볼까요? 눈으로 묻는 소녀의 물음에 칼라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계속하자. 분홍빛 눈이 의미를 담아 빛났다. 

 

 

 

 

공미포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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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

대비의 이야기

2021. 1. 14. 02:18 from pokemon/Ram

youtu.be/I7G31t9TluE?t=523

 

 

 

 

 

  소녀는 태어나서, 자신이 가진 쪽의 입장에 서서 아닌 쪽을 보게 될 순간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일견 그녀의 삶은 보잘것 없는 투쟁으로 가득하고, 각자의 불행이 있는 삶에서 소녀는 자신의 불행을 소화시키기에도 힘겨웠기에. 타인을 배려하기에 소녀의 삶에 찾아오는 타인은 드물었고, 혜성처럼 그녀의 삶의 대변혁을 이뤄낸 사람은 훌쩍 큰 어른인지라 소녀가 무언가 신경을 써 줄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도리어 한없이 많은 관심과 배려를 받는 입장이었지. 그 틈바구니에서 어린 소녀는 제 자신을 인간답게 가꾸는 데에 제 모든 심력을 모조리 소모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멀고 먼 땅, 아카데미까지 왔다. 2년이나 시간을 투자하여 조금씩 배우고, 또 배우고. 끝내 졸업을 목전에 두고 나서야 겨우 주변을 둘러 볼 여유 따위를 가지게 된 람은, 그러니까. 이제 겨우 소중한 무언가가 조금씩 늘어나고 마음의 가시를 부드럽게 바꿀 수 있던 람은. 지금 이 상황에 쩡하고 완전히 얼어버렸다. 아, 대단히 말을 실수했다는 직감이 섬광처럼 등 뒤를 스쳐지나갔다. 제 말이...... 눈 앞의 사람을 상처입힌 것 같았다. 

 

  이 상황에서 소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생에서 한 번도 마주해 본 적 없는 난제를 앞에 두고 람은 마른 침을 삼켰다. 진심 여부와 무관계하게 사람은 사람을 상처 입힐 수 있다. 다른 입장에 서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제 말은 모두 기만이 될 수 있고 지금 제 자신의 입에서 나올 모든 단어가 무척이나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소리가 될 수 있다. 소녀는 제 안 무언가가 일렁이는 기분을 느끼며 격렬하게 갈등했다. 샤론이 화를 낼까? 사실 지금도 우리는 싸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기서 괜한 참견을 말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덮어버리면...... 그렇다면......

  바다의 눈이 숲의 눈을 응시했다. 자신을 보지 않고 바닥 어드메를 응시하고 있는 숲의 눈을. 

 

"......샤론에 대해서..... 나한테 설명해 줄 의무는 전혀 없어요. 말해주지 않아도 좋아요."

 

  사람은 누구나 숨기고 싶은 일이 있고 그게 즐겁지 않은 과거나 실수의 흔적이라면 더더욱 그럴 터다. 누군가를 자세히 모르더라도 누군가를 믿을 수 있다. 과거를 상세히 안다는 것이 모든 증거가 되어주지는 않는다. 남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일은 얼마든지 있고, 그걸 부러 캐내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기만자라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샤론이 해내는 모든 배틀을 화면 너머로 보았다. 포켓몬 배틀로 직접 부딪혀 보기까지 했으니 알고 있다. 샤론의 진심. 얼마나 최선을 다해서 상대로 서 주었는지, 얼마나 상세하게 이 감정을 받아내주었는지. 그 열정도 마음도 거짓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샤론은 선생님으로서, 노력해줬다. 정말 많이 노력해줬다. 람 역시도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었다. 손가락질 할 마음은 없었다. 누군가 샤론을 손가락질한다면 그 손가락을 대신 분질러버릴 마음도 충분했다. 

  ......그리고 어쩌면 이제부터 내 입이라도 분질러야 할 지 모르겠다. 람은 쓰린 속을 부여잡고 끝내 입을 열었다. 

 

"......하지만 용기를 냈다가 거절당할 게 무서워서 계속 지금처럼 있는다면 나아갈 수도 없어요."

 

  현상유지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지금 당신 표정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겁이 나서 도망치는 것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람도 이 아카데미에서 발전을 노리고 오기도 했지만, 동시에 집에서 도망친 거기도 하니까. 힘들면 쉬고, 괴로우면 앉을 수도 있다. 손이 뿌리쳐질까 두려운 공포가 얼마나 거대한지도 알았다. 하지만 아무리 발을 질질 끌어도 다시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끝내 그곳에 발목은 묶여 있으니까. 영영 도망치더라도 스스로는 알고 있을 테니까. 

 

"한심한 모습을 또 보여주면 안 되나요? 여러 번 패배하더라도 다시 도전하는 모습은 한심한 걸까요? 거절당했으면서 매달리는 모습은 꼴사나운 걸까요?"

 

  풀 타입과 전기 타입 체육관에 백 번 패배하더라도 꿋꿋하게 물 타입 포켓몬으로만 도전하는 모습은 한심할까? 바보같은 짓을 한다고 손가락질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닌 사람도 있을 터다. 해 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고, 패배해서 슬퍼할 때에도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
  거절당했을 때 꿋꿋하게 조금만 좋아해달라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꼴사납고 못나빠질수도 있지만, 거절이 두려워 승낙인지 거절인지 묻지조차 않는다면 관계가 변하지도 않겠지. 기다리고만 있는다면 고여버린다. 그리고 작은 호수는 언젠가 말라버리겠지. 그 안에 살던 작은 생명들조차 죽어버릴 것이다. 

 

"......물론 이 사람 곁에 내가 있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마음은...... 나도 알아요."

 

  저 역시 자격이 없는 것 같아서 여기 왔으니까. 자격을 만들고 싶어서. 하지만, 그래도.

 

"하지만 난 이제 자격이 없더라도 매달릴거에요. 나를 이제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관계는 끝이라는 말을 듣게 되더라도...... 그럼 사랑하게 만들어보이겠다고 말할 거라고요. 거절당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보고, 느끼고, 키워서. 자랐으니까."

 

  계기도 이유도 이제는 상관 없었다. 손을 뻗어 주워 준 건 당신이고 잡은 건 나. 그 순간 관계는 맺어졌으니 한 쪽이 놓는다고 해도 포기할 마음은 없었다. 자신이 한참 못난 것 같고, 상대는 누구보다도 고결해보이더라도. 자신이 구질구질하고 꼴사납고 세상에서 제일 못나서 정이 다 떨어지더라도, 그래도 끝내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라도 다시 자신을 잡게 만들어버릴 것이다. 적발의 소녀는 밀빛 소녀에게 물었다. 

 

"내가 상상하는 것처럼 무지카 선생님과 샤론 사이에 각별한 건 없나요? 내가 입학하기 전부터 샤론은 무지카 선생님과 같이 있었잖아요. 분명 몇 년도 넘게 같이 있었던 거겠죠. 그 모든 시간이 이미 각별해요. 샤론에게 선생님이 특별해지기까지의 시간이 무지카 선생님께는 아무 의미 없었을까요? 정말로?"

 

  짧게 뱉었다. 세상에서 제일 못나고 제멋대로인지라, 사실 이런 말을 하는 제 자신이 싫어서 도망치고 싶은데도, 소녀는 끝내 똑바로 상대를 보며 이기적인 말을 눈앞의 사람에게 건냈다. 

 

"......샤론은 이미 어리광부리고 싶은 누군가가 있잖아요. 수많은 사람들 중 막연히 한 사람이 아니라, 이미 대상이 있다면. 그 사람한테 가서 ......어리광 부릴 수 있는 자격을 달라고 말해봐요. 시작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잖아요."

 

  뺨을 맞아도 할 말 없는 소리를 하는구나, 람. 소녀가 긴장한 손을 한 번 쥐었다 펴며 소리없이 심호흡했다. 하고 싶은 말은 했으니, 상대에게 어떤 반응이 돌아오더라도 감수할 각오 역시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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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별빛_ :